02. 가르치는건 차원이 달라요_썬나TTC 2주차
2025. 7. 4 | 썬데이나마스떼
 

썬데이나마스떼 요가지도자과정 상반기수강생 
수지님의 따스한 시선으로 바라본 썬나TTC 이야기입니다. 

 

새로운 선생님을 맞이하는 일

 

무슨 운동이 던지간에 배울 때는 선생님이 가장 중요하다. 처음 웨이트 트레이닝을 배울 때도 그랬고, 요가를 처음 배울 때도 마찬가지였다. 실력도 실력이지만 무엇보다도 선생님과의 케미가 그 운동을 이어나가는데 큰 동기부여 요소가 되었기 때문에 더 그렇다.

’이 선생님이 아니었다면…’ 할 정도로 케미가 맞았던 그중 몇은 마음 한 구석에 늘 모셔두고 있는지라 썬데이나마스떼에서 만날 선생님들은 어떤 분 일지 궁금했다. ‘나와 잘 맞을까?’ ‘안 맞으면 어쩌지?’ 하는 걱정 반 기대 반과 함께.

이대점에 들어설 때 시선을 빼앗은 단발머리의 환한 미소를 띤 모나선생님. 유난히 인사를 환하게 건네주던 그 얼굴이 기억에 남는다.만약 내가 나의 요가원을 운영하게 된다면 그런 미소로 회원들을 맞이하고 싶어서였달까. 이미 이 선생님에게는 마음을 드릴 수밖에 없었다.

예전부터 운동 신경이 없던 나는 ‘몸을 쓰는 일’에 유난히 취약하다. 나를 가장 오랫동안 지도했던 트레이너 선생님이 ‘몸치’라고 매일같이 놀렸을 정도로. 그래서 보통 새로운 선생님을 만나게 될 때면 남들보다 2,3배를 연습해야 하는 운동수행 능력에 대해서 오픈할 용기가 항상 필요했다. 그런데 왠지 모나선생님은 용기를 낼 부담을 뛰어 넘은 온화함을 지닌 분 같았다. 앞으로의 아사나 수업이 더 기대가 되었다.

 

 

직접 몸을 써보고 입으로 뱉어보는 연습 

 

아사나는 요가의 동작을 말한다. (‘자세’ 나 ‘동작’이라는 단어보다 ‘아사나’라는 말을 더 보편적으로 사용한다) 요가 수련의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자세 하나하나 넘어갈 때마다 ‘~사나’라는 말을 많이 들어봤을 터. 아사나 수업에서는 아사나 하나하나의 접근법과 힘의 방향, 효과 등을 배운다.

먼저는 그날 배울 아사나가 포함된 40분 정도의 수련으로 수업을 시작했다. 썬데이나마스떼에서는 아직까지 수련 경험이 없었기 때문에 이 수련이 이곳에서의 첫 번째였다. 전날에는 의자에 앉아서 듣는 요가 철학 위주였다면 아사나 파트부터는 본격적으로 몸을 푸면서 수업을 시작했는데 새로운 배움을 앞두고 느껴지는 긴장 완화에는 큰 도움이 되었다.

 

 

  

“ 어깨 아래 손목, 골반 아래 무릎 테이블 포즈.”

 

모나선생님의 수련은 굉장히 친절하다. 네발기기로도 많이 불리는 테이블 포즈 하나를 설명해도 누구나 알아듣기 쉽게 설명해 주신다. (나중에 테이블 포즈를 설명하는 선생님들 모두가 이 문장을 사용했을 정도로 임팩트가 컸다.) 보통 요가 수련에서는 큐잉만 듣고 바로 자세를 잡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서 앞사람 옆사람 따라가느라 눈을 굴리기 바쁜데 그럴 일이 없었다. 어떻게 몸을 움직이면 선생님이 원하는 그 자세가 되는지 기존의 요가원에서 해보지 않았던 낯선 아사나도 금방 이해할 수 있었다. 썬나의 TTC 과정이 요가 왕초보부터 올레벨까지 커버할 수 있는 지도자를 길러내는 것이기 때문에 모나선생님의 수련 방식이 그 취지에 딱 적합하다고 느껴졌다.

크게는 선 자세 / 균형 자세 / 앉은 자세 카테고리로 나누고 주차별로 각 카테고리에 속한 아사나를 하나씩 자세히 알려주신다. 일반 수련자가 힘의 방향이니 팔부터 움직일지, 다리부터 움직일지, 다리는 어떤 각도를 유지할지, 그리고 왜 그렇게 해야 하는지 디테일하게 배울 일이 없기 때문에 그동안 내가 어떻게 자세를 잡아왔는지 ‘이건 완전히 틀렸네.’ 하면서 피식 웃기도 하고 ‘아 이건 이렇게 하는 게 더 쉽구나.’를 알아가기도 했다. 선생님이 반드시 되고자 하는 것이 아니어도 요가를 더 깊이 알아가는 충분한 계기가 될 수 있겠다 싶었다.

학습한 아사나 3-4개가 쌓이면 선생님의 언어 그대로 입으로 뱉어보는 연습을 한다. 무작정 가르치기 보다도 직접 내뱉는 연습을 하면서 입을 떼는 그 자체를 익숙하게 하는 것이다. 그러고 나서 짝을 지어주시면 짝꿍을 상대로 실습을 한다. 처음엔 1:1로, 이다음엔 2:1로, 이다음엔 3:1로 점점 더 그룹레슨에 가까워지는 형태로 몸을 쓰고 입으로 뱉는다.

 

 

 

요가 디피카보다 좋아요

 

“전 진짜 이 책이 요가디피카보다 좋은 것 같아요.”

를 입이 닳도록 피드백했다. 썬나TTC에서는 기존의 요가 교재가 아닌 TTC를 위해 직접 개발한 교재로 수업을 진행한다. 요가 철학이며, 아사나, 해부학, 시퀀스 구성, 코칭 스킬 등 7주 간의 커리큘럼이 고스란히 반영되어 있다. 알고 있는 바로는 대체로 TTC를 운영하는 대부분의 요가원에서 ‘요가디피카’를 사용하는데 (거의 요가계에서는 수학의 정석과도 같은 책) 썬 나에서는 모던 요가에 맞는 필요한 아사나 위주로 선별하여 책을 만들었다. 물론 요가 디피카는 대단한 책이지만 초보강사가 보기엔 너무 어려운 고난도의 아사나가 다량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현재 나의 레벨에서는 활용도가 좋지 않고 무겁기만 하다. 그런데 썬마의 책은 콤팩트하여 어디든 들고 다니기도 편하고 아사나 파트에서는 특히나 힘의 방향이 화살표로 표시되어 있어 수업 이후 복습을 할 때도, 개인 수련을 할 때에도 수업시간을 생생하게 떠올릴 수 있었다.

접근법도 자세히 쓰여 있지만 초보자에게는 어떤 큐잉이 좋을지 숙련자에게는 어떤 큐잉이 좋을지까지의 팁도 담겨 있어서 입을 떼기도 어려워하는 내게는 썬나 교재가 교과서였다.

 


 

가르치는 건 차원이 달라요

 

“음…어…”

 

실습하는 동안 내가 제일 많이 한 말이다. 수줍음이 많고 내성적인 성격인 데다 TTC 동기 선생님들과는 만난 지 이틀밖에 안 된 어색한 사이. 배운 내용이 한 번에 다 입력되는 스타일도 아니니 출력에도 계속 오류가 생기기 마련. 모나선생님이 피드백을 주시기 위해 왔다 갔다 하며 지켜보실 때도 괜한 긴장감 때문에 승모근이 점점 굳어지고 있었다. 나와 짝꿍으로 자주 만나게 된 선생님도 나와 비슷한 상태이신지 “음.. 어..” 는 우리 둘의 공식 언어인 듯 공기 중에 떠도는 단어가 되었다.

결국 푸념을 하다가 모나선생님에게 딱 걸려버렸다.

 

“이게 배우는 거랑 가르치는 거랑 차원이 다른 것 같아요. 어렵네.” ”당연하죠. 처음인데 너무 잘하시는데요? 저랑 똑같이 하지 않아도 되어요. 수지 선생님의 언어로 해보세요.”

 

힌트다. 힌트!

생각해 보면 배우는 것과 가르치는 것은 당연히 다르다. 역할이 다른 건 물론이고 태도와 마음가짐도 달라진다. 그리고 내가 가르치는 사람일 때 내 앞에는 배우고자 하는 누군가가 있다. 이 사람에게는 아는 지식을 총동원하여 전달하여야 한다. 그런데 ‘익숙하지 않은 초보인 내가 선생님과 똑같이 해낼 수 있다는 것은 어쩌면 기적에 가까운 일 아니야? 그러니 ‘내가 ‘처음’이라는 것을 인정하고 내가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아는 지식을 총동원하여 나만의 방식으로 전달’ 하는 연습을 계속 반복하면 어느 순간 내 언어가 만들어지지 않을까?’ 하는 쪽으로 생각이 전환되었다.

모나쌤의 한 마디로 인해.

 

 


 

요가는 인정하기의 반복

 

요가는 결국 인정하기의 반복인 것 같다. 내가 수련생일 때는 아사나를 해내는 ‘정도’에서 끊임없이 나를 인정했다면 지도자가 되려는 지금도 결국엔 처음이라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 핵심이다.

오늘은 이 정도까지 밖에 안된다면 머무르고, 기다리고 그러다 내일 또 연습해 보고 하루이틀 열심히 또 수련하다 보면 어느 날은 갑자기 안 되던 게 되기도 하고 막상 바라던 성공 그다음 날엔 했던 게 안되기도 한다. 성취욕구로 물든 내가 이걸 인정하지 않았다면 요가는 내게 벌칙에 불과했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이걸 인정하자 요가는 쉼이 그리고 선물이 되었다. 그러니 TTC를 지나는 중에도 아직 익숙하지 않음을 인정하고 나의 속도대로 만들어 나가면 된다. 오늘 이만큼 했다면 내일은 이만큼. 하다 보면 어느 순간 또 어엿한 요가강사, 안내자, 지도자가 되어 있을지도 모르는 거 아닐까?

생각을 바꾸자 들이마시는 숨과 내뱉는 숨에 호흡이 한결 가벼워진다. 누구에게나 처음은 있다는 거. 이 마음을 잘 기억해야지.

 

 

3편에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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