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지님의 따스한 시선으로 바라본 썬나TTC 이야기입니다.
요가해부학이 왜 필요하냐면
썬데이나마스떼 요가강사자격증과정
커리큘럼은 다음과 같다.
- 요가의 역사 / 의미
- 아사나 정렬 / 티칭법
- 해부학
- 시퀀스 구성법
- 코칭 스킬
- 이력서 작성 / 요가강사 커리어
7주간의 주말 동안 여섯 개의 파트를 넘나들며 교육을 받고 실습을 해보며 실력을 쌓는다. 그중 해부학은 2주 차, 3주 차에 각 1번씩 윤정 선생님의 리드로 진행되었다.
‘해부학은 웨이트 트레이닝에만 필요한 거 아니야?’
내가 가진 완전한 편견이었다. 왜냐하면 나름 다년간 웨이트 트레이닝을 해오면서 자극점을 제대로 알려면 익숙하고 유명한 큰 근육의 이름은 어느 정도 알아두는 게 좋다는 것쯤이야 이미 경험한 지 오래였기 때문이다. 그나마 필라테스가 해부학이 필요하겠다 싶었을 정도이지 요가에서도 해부학이 필요할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 특히나 요가는 굉장히 오래된 운동인데다 해부학은 현대의 것이니 그 연결성도 모호하다고 생각이 들기도 했다.


해부학 시간에는 기본적으로 근골격계의 이름, 즉 뼈와 근육의 이름을 배운다. 그런데 더 중요한 것은 이 뼈와 근육이 어디에서부터 어디로 이어져 있는지, 어떤 방향으로 수축하고 이완하는지를 아는 것이다. 따라서 수련을 하면서 몸이 서서히 열리려면 아사나마다 머릿속으로 근골격에 따른 힘의 방향을 시뮬레이션해보면 훨씬 도움이 된다.
수업 시간에는 직접 서로의 뼈를 만져보면서 골반 경사가 있는지를 체크해 보는 실습을 했다. 윤정 선생님의 쉽고 재미있는 설명 덕에 화면을 통해서도 배우는 게 많았지만 몸을 더듬으면서 실습을 해보니 이해가 더 단번에 되었다. 해부학 수업은 내내 이런 방식으로 진행이 되었다.
해부학을 배우니까 수련을 할 때 내 몸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어떤 근육이 작용하는지를 알게 돼서 요가를 그냥 따라 하는 게 아니라, 의도적으로 움직이고 정확하게 수련할 수 있게 되었다.
또 나중에 강사로써 누군가를 가르치게 된다면, 어느 부위에 무리가 가는지, 정렬이 어디서 틀어졌는지를 파악할 수 있어서 누군가 통증이나 불편함을 이야기했을 때, 단순히 감으로 대응하는 게 아니라 해부학적인 원인을 바탕으로 요가를 통해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 방향을 잡을 수 있어서 더 정확하고 효과적인 피드백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요가해부학이 얼마나 수련자, 요가지도자 모두에게 필요하고 또 중요한 부분인지 느껴졌다. 따로 강사 생각이 없더라도 요가를 수련하는 누구나 배워두면 큰 도움이 될것 같다.


해부학을 배운 뒤로는 배운 것을 잘 써먹어야지 하는 마음으로 수련을 할 때마다 기억이 나는대로 힘의 방향을 신경 쓰고 있다.
다운독 (아도무카스바나아사나 / 견상자세)를 할 때도 손바닥과 발바닥 전체로 미는 힘을 쓰고 꼬리뼈가 천장 방향으로 향하게 하고 시선이 배꼽에 가서 배에 힘을 준다거나 하는 포인트들을 떠올린다. 다운독은 다른 아사나로 가기 위한 브릿지 역할을 톡톡히 해내는 중요한 아사나여서 제대로 된 힘을 쓰면 수련이 좀 더 수월해진다. 이것을 경험한 뒤로는 시간이 날 때마다 해부학 책을 들춰보고 있다.
친해지는 감각 1
해부학 수업까지도 한번 두 번을 지나다 보니 어느덧 3주 차가 지난 시점이었다. 아사나 수업과 해부학 수업 모두 교육 다음엔 실습이기 때문에 수업 시간에는 강제로라도 동기 선생님들과 짝이 되거나 팀이 되어 묶일 수밖에 없었다. 누구와 한 번이라도 팀이 되지 못할세라 이 팀 저 팀 바꾸어가며 짝을 지어주셨다. 이것이 선생님들의 친해지라는 장치인지는 모르겠으나 만약 전략의 일부였다면 아주 대성공! 첫날의 쭈뼛쭈뼛했던 자기소개 때의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어느 순간부터는 서로에게 스며들어 서서히 자연스러워지고 있었다.
무엇보다도 지각을 할 때마다 간식을 사 와야 하는 벌칙을 사 오는 룰이 있었는데 동기 선생님들이 알아서 돌아가며 지각을 하시는 덕에 매 시간마다 풍요로운 간식 타임을 가지는 것도 한 몫했다. 각자 취향에 맞는 간식을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했지만 수업이 3시간 정도 지났을 때 떨어지는 당을 채우며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는 그 시간이 돌이켜보면 정말 찐한 추억으로 남은 것 같다.

그러다 보니 서로의 캐릭터를 파악하면서 농담이 가능해지고 조금씩 성장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진심 어린 응원을 보내게 되고 매 주말마다 만나는 이 시공간 이외의 일상을 궁금하게도 되고 실제로 같이 보내기도 하였다. 점점 더 친해지고 있는 나날이었다.
친해지는 감각 2
요가와도 점점 더 친해지고 있었다. 요가와는 진작에 친하다고 생각했지만 점점 더 친해지는 느낌. TTC가 한주 한 주 지나갈수록 몰랐던 것을 알게 되고 알았던 건 더 깊게 알게 되었으며 더 알아가고 싶다는 생각이 매 시간마다 들었다. 누군가를 새로 알아갈 때 너무 궁금해서 더 알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처럼 이 기간만큼은 나에겐 요가가 그랬다.
매주 주말을 보내기도 하고 평일에는 가서 수련을 하기도 하는 썬데이나마스떼 이대점이 완전히 내 요가원인 양 익숙해졌고 함께하는 동기 선생님들도 앞으로 의지할 요가 친구이자 동료가 되었다는 감각이 요가와 더 친해지는, 더 좋아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3주 지나고 4주가 남았다. 아직 요가 강사 타이틀을 붙이기엔 갈 길이 멀지만 이 길이 정말 내 길일 지를 결정하는 데는 한 발짝 더 가까이 왔다. 아마 본격적으로 수업을 구성해 보고 발표도 해보면 더 선명하게 드러나지 않을까.
TTC 7주 과정을 잘할 수 있을지 혹은 해낼 수 있을지에 대한 의심은 일단 거뒀다. 그냥 하면 어떤 결과든 지나 있으니 그냥 하는 쪽을 택했을 뿐인데 배우는 것도 쌓이고 정도 쌓이고 있으니 그게 어떤 결과라면 결과니까. 그러니 이제부터는 앞으로의 남은 4주를 기대하는 쪽을 선택하면 된다. 어떤 일이 벌어질까.
4편에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