썬데이나마스떼 요가지도자과정 25상반기수강생
수지님의 따스한 시선으로 바라본 썬나TTC 이야기입니다.
회원을 바라봐야죠
아사나 수업을 할 때 그룹 단위로 데모연습을 하다 보면 선생님들이 이곳저곳을 누비면서 지켜보신뒤 피드백을 해주시는데, 1:1 연습을 하던 때였다.
깊은 바다에 죠스가 나타난 것처럼 소리 없이 다가와 지켜보던 빌리선생님이 툭 내던진 말한마디가 그 이후 나의 모든 수업 시연에 큰 영향을 미쳤다.
“ 회원을 바라봐야죠. 그래야 회원이 어떤 도움이 필요한지 알 수 있죠.”
헉. 제대로 한 대 얻어맞은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 잠깐 멍 했다. 왜냐하면 그전까지는 순서에 급급해서 교재를 바라보거나 큐잉을 생각해내기 위해 바빴지 정작 내 수업을 듣는 동기 선생님을 보고 있진 않았기 때문이다. 정신을 차리고 나서야 헤매고 있는 동기 선생님이 제대로 보이기 시작했다.
손과 발 그리고 시선의 방향이 어디를 향하느냐에 따라 느끼는 감각이 전부 다 다른데 그때의 동기 선생님은 발의 위치가 90도인지 45도인지 30도인지 헷갈려하는 눈치였다. 그 모습을 발견하자마자 다시 설명하고 데모를 보여 주었다. 그러자 집 나간 감각이 제 집을 찾아온 것처럼 물 흐르듯 진행되었다.
‘요가 안내자라면 이렇게 회원의 필요를 알고 도움을 줄 수 있어야 하는 거구나.’
선생님이 눈치를 챌 즈음이면 사실 회원은 이미 ‘이게 맞나?’ 하면서 머리를 굴리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그럴 때, 그 마음을 읽어주면서 정확한 큐잉을 주면 아리송한 감각이 걷어지고 온전히 느낄 수 있는 힘의 방향을 찾아갈 수 있다.

핸즈온의 비밀
사실 요가에 어느정도 재미를 붙였을 때는 선생님이 핸즈온을 한 번도 안 해주시면 ‘내가 잘해서 고칠 데가 없나 보다.’ 혹은 핸즈온이 너무 잦으면 ‘내가 너무 못하나 보다’라고 착각을 했었다.
시간이 지나 요가를 조금 알겠다 싶으니깐 잘하고 말고를 떠나서 핸즈온은 수련자 누구에게나 필요하다는 것을 절실히 깨달았다. 이제는 오히려 선생님들이 내게 마구마구 핸즈온을 해주셨으면 좋겠다.


다만, 몸과 몸이 닿는 만큼 불쾌감을 유발하지 않도록 최대한 회원을 세심히 살펴야 한다. 핸즈온 수업시간에는 회원을 배려하며 핸즈온 하는 법과 어떤 아사나에서 어떤 핸즈온이 들어가야 하는지를 구체적으로 배운다. 아사나마다 쓰는 근육이 다르고 핸드온에도 적재적소가 있으니 특히 집중할 수밖에 없었다.
실습을 하면서 핸즈온을 통해 회원과의 교감을 직접 느껴보기도 했다. 내 앞에 동기 선생님 한 명을 두고 연습할 때랑 그룹 수업을 연습할 때 필요한 핸즈온을 연습하는 것이 차원이 다른 문제라는 것을 금세 알아차렸다. 한 사람 한 사람을 꼼꼼히 살피지 않으면 회원 모두를 깊은 수련으로 안내하긴 여간 어려운 문제가 아니다. 대체 요가 선생님들은 얼마나 넓고 섬세한 시선으로 회원들을 바라보고 있던 걸까.
빡센 과제의 마법
아사나 수업에서는 과제가 일주일에 4개씩 주어졌다.
- 배운 아사나를 사진찍고 설명을 글로 제출하기
- 그날의 피크포즈 촬영해서 스토리 올리기
- 시퀀스 아사나 혹은 그 날의 수련을 개인수련 해보고 스토리 올리기
- 아사나 시퀀스를 말로 해보면서 느낀 점 공유하기
직장과 병행하다보니 일주일마다 돌아오는 숙제니까 벅차긴 벅찼지만 뿌듯했다. 나의 경우는 촬영을 할만한 장소가 없어서 나름의 방법으로 일하는 곳에 사람이 없을 때 매트를 펴놓고 촬영을 한다던가 야외에 나가서 촬영을 한다던가 하느라 더 이른 새벽 시간을 써서 과제를 했다. 그럼에도 이 과제를 해내야만 실력이 늘 것이라는 생각이 있어, 매 주 숙제를 꼭 해냈다.


과제를 하면서 이 아사나의 접근법을 회원들이 쉽게 알아들을 수 있도록 언어로 표현하는 작업을 계속해나가고 있다 보니 개인 수련을 할 때도 수업 시간을 되새기거나 머릿속으로 설명을 계속 떠올리는 자동 연습이 되었다.
성공 여부와 상관없이 그 자체가 훈련이 되어서 몇 주가 지나 있을 땐 막막했던 큐잉이 자연스러워지는 걸 발견할 수 있었다. 이전보다 더 좋아졌다는 소리를 들을 때마다 “다 과제 덕이예요.”라는 말과 웃음이 절로 나왔다.


과제를 제출하면 선생님이 꼼꼼하게 코멘트를 주신다.
쌤, 강사 할 거에요?
아사나 시간은 아사나별로 접근법을 배운 다음 쉐도잉과 실습을 하게 되지만, 진짜 수업이라고 한다면 각각의 아사나가 시퀀스 안에 포함이 되므로 앞뒤로 이어지는 아사나와의 연결이 굉장히 중요하다. 그러려면 정확한 큐잉으로 아사나에 접근할 수 있도록 설명을 해주어야 한다.
삼각자세-비튼 삼각자세-측각도 자세 등의 비슷하게 생겼지만 각기 다른 아사나 연습을 계속하던 때였다. (트리코나 아사나, 파리브리타 트리코나 아사나, 우띠 따 파르스바코나아사나 와 같은 어마무시한 이름을 가졌다) 이 자세들에서는 접근하는 순서가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설명을 하는 것이 중요한데 힘이 어느 방향으로 뻗치는지도 생각해야 하니 쉬울 리가 없었다.
“음… 어….”
가 계속되자 짝꿍 선생님이 내가 해주어야 할 큐잉을 알려주었다. 나는 그저 입이 떡 벌어진 채로 구경을 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다 내 차례가 오면 다시 내 순서를 이어갔다. 그런데 정말 이상하게도 머릿속이 하얘진 것처럼 입이 잘 떨어지지 않았다. 그럴 때마다 멋쩍은 웃음으로 정적을 무마하려고도 했다. 그러다 짝꿍 선생님이 보다 못했는지 한마디를 날렸다.
“선생님, 강사 할 거예요?”
자신 있게 “네.”라고 말하진 못했다. 뭐라 뭐라 얼버무린 뒤로 실습을 이어갔다.
정말 나는 강사가 될 수 있을까?
5편에 계속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