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지님의 따스한 시선으로 바라본 썬나TTC 이야기입니다.
시퀀스의 다른 말은 도파민
선생님이 시퀀스 파트를 시작하기에 앞서 이런 말을 남겼다.

왜 이런 말을 남겼는지는 하루 수업이 지나지 않은 채 바로 알 수 있었다. 다 함께 40분~1시간 정도의 수련을 하고 그 수련의 의도를 전달받는다 그리고 시퀀스 설계 방식을 배우고 직접 구성하고 시연해보면 그 시간을 모두 합하면 거의 5시간 중 3시간 이상 수련을 하는 셈이다.
그 사이사이에는 선생님이 준비해 온 게릴라 게임을 바탕으로 시퀀스 구성 테마를 정한다. 땀도 쫙 빼고 게임이 난무하니 도파민 그 자체가 아닐 수 없는 것이다. 그동안 배운 아사나와 해부학 지식을 총동원하여 어울리는 60분, 90분, 120분의 수업을 만드는 것. 결국 시퀀스 파트가 지금까지 배운 것의 집약이라고 할 수 있겠다.
온갖 게임이 난무하는 치밀한 전략
시퀀스 파트에서 아무래도 가장 기억에 남는 건 게임. 시퀀스 파트는 내내 지루할 틈이 없었다. 시퀀스를 구성해 보기 위해 정해져 있는 대상이나 특성을 팀 단위 게임의 승패로 고르게 했다. 별 것 아닌 가위바위보 같은 아주 간단한 것이라 하더라도 난도가 높은 테마를 고르게 될까 봐 조마조마하며 고민하는 우리들이 그저 귀여워 보였다.
대상과 테마를 하나씩 정해서 20분간 시퀀스를 짠 다음 발표를 했는데 우리는 각각 ‘시니어’와 ‘힐링요가’라는 테마를 골랐다. 시니어를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척추의 움직임을 유연하게 할 수 있는 누워서 하는 스트레칭이나 하체를 강화할 수 있는 동작을 넣어 40분짜리 수업을 구성하고선 발표를 했다.

나는 아사나를 시범 보이고 파트너인 지혜 선생님은 아사나를 설명한 뒤 지현 선생님과 동기 선생님의 피드백을 받는다. 잘한 점은 인정해 주고 아쉬운 점을 보완할 수 있도록. 같은 시퀀스를 보더라도 각자의 시선이나 관점이 정말 다르기 때문에 피드백이 전부 다 다르다. 그래서 더 피가 되고 살이 될 수밖에 없다.
이런 식의 수업 방식이 진척이 될수록 다양한 대상과 테마를 고려하려면 유튜브나 릴스를 통해 공부를 더 많이 해야 하는 건 불가피한 일이 되었다. 그러니 개인의 시야가 더 확장되고 있는 것도 모두에게서 티가 났다. 자발적으로 공부하고 자기만의 것으로 만들 수밖에 없게 하는 썬데이나마스떼 TTC 커리큘럼이 치밀하게 설계되었는지 내내 느껴졌다.

초심자부터 숙련자까지 몰입하는 수업
보통의 수련에는 피크포즈가 존재한다. 피크포즈를 중심으로 수련의 시작부터 그 피크포즈로 향하는 아사나들을 배치하여 몸이 슬슬 열리게 한다. 각각의 아사나마다 쓰는 근육이 전부 다르므로 피크포즈로 가기까지 필요한 근육을 풀어줄 수 있는 아사나를 앞단에 배치하는 것이다. 그리고 피크포즈에 진입할 때쯤에는 연습 단계에 해당하는 아사나로 더욱 접근이 쉬워질 수 있도록 점진적인 훈련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군가에게는 피크포즈가 아예 불가능할 수도 있기 때문에 같은 포즈는 아니어도 비슷한 효과를 낼 수 있는 옵션을 제안하거나 그전 연습 단계에 머무르도록 한다. 그렇게만 하더라도 충분한 수련이 되기 때문이다. 반대로 피크포즈를 거뜬히 할 수도 있는 분에게는 응용 버전의 옵션을 제안하여 자신만의 깊은 수련으로 더 들어갈 수 있도록 도움을 줄 수 있는 수업을 연습 하는데, 누구나 요가를 즐길 수 있도록 지도하는 법을 배우는게 참 썬나TTC답다고 생각했다.
모듈은 요가강사의 재산
TTC 과정을 지나면서 선생님들이 이 두 가지를 충족시키기 위해 모듈을 많이 준비하고 있었단 사실을 알게 되었다.나만의 모듈 창고에 다양한 시퀀스를 모아둔 모듈이 쌓여있다면 어떤 대상을 만나더라도 그들을 충족시킬 수 있는 주제를 하나 정하고 퍼즐을 맞추듯 수련시간을 채우면 된다. 그러니 모듈은 재산 그 자체이다.
수업시간에 지현 선생님께서 본인이 강사 생활을 하면서 만들어둔 모듈 아카이브를 공개하신 적이 있는데 펼쳐 보이는 선생님의 표정이 얼마나 든든해 보였는지. 그야말로 천하무적 같았다. 실제로 나도 같은 선생님의 수업을 여러 번 들어보는 경험이 쌓이다 보니 각 선생님의 모듈을 눈치채기도 하고 거기서 또 영감을 얻기도 하면서 나 스스로 짜보는 모듈에 적용을 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나만의 모듈도 점점 쌓여 갔다. 활용해 볼 수 있는 기회가 잔뜩 열리기를!

나만의 전략짜기
TTC 과정이 4주 차에 접어들고 무르익어갈 때쯤엔 ‘나의 빠름’이 내내 고민거리였다. 실제로 회사 생활을 하면서 팔로워들이 빠르게 움직일 수 있도록 리더로서 빠른 대답을 하는 것이 오히려 깊이 있는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하는 것 같아서. 그것이 수련을 안내할 때도 그대로 드러나는 것 같았다. 내가 정말 강사로서 자질이 있는지에 대한 고민에도 빠르게 결정을 내려야 할 것 같은 압박도 있었다. 그래서 지현 선생님에게 이러한 고민을 내뱉었을 때 선생님은 이런 이야기를 해주었다.


“ 빠른 건 장점이에요. 빠른 게 필요할 때가 있고 천천히 하는게 필요할 때가 있는데 그걸 잘 조합하면 돼요.”
단점이라고만 생각했던 ‘빠름’이 잘못된 게 아니라 오히려 필요할 때가 있다는 한마디가 위로였다. 관점이 바뀌자 천천히 하는 것도 조합하는 것도 별로 어려운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지현 선생님이 내가 추구하는 요가 코치의 모습이라는 점도.
나는 아사나를 엄청 뛰어나게 잘하는 강사는 영영 못될 지도 모르겠다. 아사나 실력이 곧 강사의 실력처럼 비칠 수도 있으니. 아직 요가 수련을 한 세월이 그렇게 길지 않기 때문에 아사나 실력은 앞으로 더 늘릴 만 남았다고 긍정회로를 돌리고 있을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분명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합리적 의심은 늘 품고 있지만. 그렇지만 나에게는 성실함, 나에게 찾아오는 수련생들이 잘 쉬었다 가고자 하는 진실된 마음이 있다. 그 안에서 빨라야 할 때와 느려야 할 때를 잘 조합하면서 하나씩 채우고 비워나가면 된다.
이 정도의 글을 쓰다 보니 동기 선생님의 질문에는 이미 대답을 헀다는 걸 알았다.
나는 강사가 될 거라고. 사람들을 돌보는 멋드러진 요가 강사.
6편에 계속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