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지님의 따스한 시선으로 바라본 썬나TTC 이야기입니다.
전지적 관찰자 시점
썬데이나마스떼 TTC 과정의 장점을 수두룩하게 나열해 왔지만 까도 까도 계속 나오는 이 양파 같은 매력을 하나 더 소개할까 한다. 선택하지 않을 수 없는 중요한 포인트 중 하나는 잡 쉐도잉! 잡 쉐도잉이란 말 그대로 다른 사람의 일은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며 관찰하는 것이다. 현직자가 실제로 하는 업무를 가까이서 보고 배우는 시간이기 때문에 어떤 직종에서 거나 흔한 기회는 아니다. 아주 운이 좋은 편.

TTC 카톡방에서 잡 쉐도잉의 희망 시간을 정하라는 안내를 받았을 때 '이제 정말 끝나가는구나' 하는 실감이 나서 아쉬운 마음이 들기도 했지만 ‘이런 경험을 또 어디서 해보겠어!’하는 기대감도 컸다. 그리고 단번에 어떤 수업 시간을 선택할지 결정했다.
쉐도잉 수업은 이대점의 화요일 저녁을 맡아주시는 진영 선생님의 수업을 골랐다. 단번에 선택할 수 있었던 이유는 매우 명료하다. 썬나의 수강권으로 수업을 여러 번 들어본 경험에 빗대어 진영 선생님의 시퀀스가 수강생 입장에서는 매우 시원하고 체계적이다는 인상을 늘 받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화요일 밤 8:20 클리닉 수업을 듣고 9:40 피크포즈 수업을 잡 쉐도잉 하는 일정이 매우 기다려졌다.
"썬나의 TTC 1기를 수료하신 수지 선생님이세요. 오늘 수업 참관하러 오셨어요."
진영 선생님이 구석에 조용히 앉아있던 나를 소개해주셨다. 우르르 쾅쾅 요란하게 비가 오던 날, 오며 가며 온몸이 젖을 각오를 하고 오신 수강생분들께 그저 감사한 마음이었다.
피크포즈는 우르드바다누라아사나. 후굴 중의 후굴이기 때문에 몸의 앞면을 늘려주면서 어깨를 스트레칭해주는 아사나들로 앞단을 구성하고 스탠딩 자세에서 햄스트링 수축 이완을 반복하며 땀을 쏙 뺐다. 교육 과정 중에 배웠던 시퀀스 구성 원리 자체가 수업 1시간에 그대로 녹여져 있었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아사나 구성이라던지, 기승전결 모듈, 핸즈온하는 방식, 코칭스킬까지 직접 찾아내는 재미에 시간 가는 줄 몰랐다. 그 와중에 놀라운 건, 그 촘촘한 수업 중에도 선생님의 눈길은 수강생 한 명 한 명을 다정히 바라보고 도와줄 수 있는 영역을 기가 막히게 찾아낸다.
000님은 이렇게 하시고, 000님은 조금 더 해보세요. 할 수 있어요.”
같은 멘트로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알맞은 큐잉을 주는 것도 굉장히 섬세하게 느껴졌다. 비가 많이 오는 날이라 수강생 자체가 적어서 가능한 것이기도 했겠지만 그동안의 수련에서 코치와 수강생이 함께 쌓은 라포가 여기서 빛을 발한다 싶었다.
전지적 관찰자 시점으로 코치와 수련생들을 바라보는 입장은 인사이트 그 이상이었다. 우르드바다누라아사나에 진입하기 위해 어깨를 풀어주는 동작으로 스트랩을 이용하는 것도 피크포즈에 진입하기 위해 아예 그 시간을 충분히 시간을 활용하는 것도 한 번도 경험해보지 않았던 것이어서 모든 게 신선하게 느껴졌다. 수강생으로 매트 위에 오르고 싶은 마음이 절로 들 수밖에 없었다. 한 시간의 수련을 위해 분위기에 맞는 음악을 고르고 넓은 공간을 휘젓고 다니며 섬세하게 바라보고 전달하고 핸즈온하는 하나하나 배울 것 천지였다. 내 모의수업은 어떤 모양이 될지 그림을 그려보면서.

대망의 요가 프로필 촬영
"내일은 프로필 촬영을 하는 날이니까 준비해오세요."
으잉? 내일이 바로 그날이라고? 당황스러웠다. 우리 모두가 알고 있던 촬영일이 갑자기 한 주 당겨진 것이다. 당장 내일 사진을 찍어야 한다니. 한 주 뒤나 내일이나 사실상 몸의 차이가 드라마틱하게 달라질 리 없지만은 그래도 마음이라도 편했으면 혹은 어떤 옷을 입을지 준비라도 했으면 하는 탄식이 여기저기 들려왔다. 나 역시 마찬가지였다. 물론 다음날이 되었을 땐 그런 고민은 언제 했냐는 듯 모두 멋진 옷을 준비해 왔지만!
TTC과정의 특전 중 하나로 (계속되는 특전과 장점) 요가 프로필 촬영이 있다. 전문 포토그래퍼를 섭외해 진짜 요가강사가 되는 첫걸음을 마련해 주는 일종의 특전이 맞지 않나 싶다. 실제로 요가 강사가 언제야 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이왕 이렇게 된 거 언제든 준비되어야 한다는 마음으로 임했다. 그렇지만 여전히 사진을 찍힌다는 것 자체는 굉장한 퀘스트였다. 각자가 모두 초보강사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어떤 아사나가 가장 아름다운 모습으로 보일지 우왕좌왕하는 모습이 귀여웠다. 우리가 의지할 것이라곤 첫 번째 촬영을 하는 선생님을 테스트 삼아 연습하는 것뿐이었고, 서로가 서로를 모니터링해 주며 가장 멋져 보이는 아사나를 골라주는 것 그리고 격려와 응원이었다. 박수를 쳐주는 한 명이 되어서도 뷰 파인더 안에 주인공이 되어서도 그 모든 모습을 바라보는 한 명이 되어서도 입가에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쑥스러운 얼굴을 하면서도 팔과 다리는 쭉 뻗고 있는 나 스스로에게 만족하기도 하면서. 깊어지는 우정과 동료애를 온몸으로 느끼면서.
순서가 한 명 한 명 지날 때마다 우리 모두는 가장 단순한 동작이 제일 프로처럼 찍힌다는 사실을 깨우치고 나서는 모든 동기들이 비슷한 포즈로 촬영을 했다. 그것마저도 꺄르륵하며 웃음이 떠나지 않는 그 시간이 이렇게 오래 기억에 남을 줄이야. 그날 찍은 사진은 얼마 지나지 않아 받아볼 수 있었는데 생각보다 훌륭한 결과물이 나와서 인스타그램 대문에 핀을 고정해 두었다. 곧 활용할 수 있는 날이 왔으면!
모의수업이라고요?
한쪽에서 사진 촬영에 정신이 없었다면 다른 한쪽은 모의수업 준비가 한창이었다. 한 주 뒤에 시작될 모의수업을 앞두고 다들 주제와 대략적인 시퀀스를 구성해서 빌리 선생님에게 피드백을 받아야 했기 때문이다. 모의수업은 10:37 TTC의 가장 마지막 단계. 주제를 가지고 동기 선생님들을 수련생 삼아 사바아사나를 제외한 50분의 수업을 준비한다. 실제 수업을 진행하는 것처럼 시퀀스를 짜는 것뿐만 아니라 음악과 동선까지 모두 계산해야 했고 수업하는 과정은 촬영을 해서 마지막 주간에 빌리 선생님으로부터 화상미팅을 통해 피드백을 받는다.
어떤 대상을 가지고 어떤 주제를 해야 할까? 최대의 난제. 오른쪽 뇌는 주제, 시퀀스를 정하랴 왼쪽 뇌는 포즈를 생각하랴 정신이 없었다. 내 촬영 순서가 지나고 나서는 곧바로 모의수업에 몰입하여 준비를 했다. 아무래도 가까운 미래에 실제로 진행하게 될 클래스를 염두에 두고 연습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 주제의 범위를 바로 좁혔다.
“웨이트 트레이닝에 진심인 2030을 위한 이완 요가”
성비는 남성 6 : 여성 4 정도로 구성된 요가에 경험이 많지 않은 그룹운동 러버들을 위한 50분짜리 시퀀스. 빌리 선생님이 주신 꿀팁도 잘 정리했다.
- 남자분들은 앉아서 하는 자세가 거의 안된다고 생각하시면 돼요.
- 이완 요가이지만 성취의 감각도 채울 수 있는 피크포즈스러운 것을 추가해 보세요.
주제 선정, 대상 선정 완료. 이제 나만 잘하면 된다.
너덜너덜, 대충대충 하지 마세요
모의수업 주제 선정 피드백의 말미에 빌리 선생님에게 용기 내어 질문했다.
“저한테 특별히 해주실 피드백 있나요? TTC 과정 전반적으로 걸쳐 생각했을 때 특별히 하고 싶은 말씀이 있나 해서요!”
“음.. 너덜너덜, 대충대충 하지 마세요.”
사실 빌리 선생님의 말이 무슨 말인지는 한 방에 알아들었다. 회사 일과 병행하면서 TTC에 100% 몰입했다고 보기엔 스스로도 어려운 실정이었다. 누군가는 일 하면서 같이 해내는 게 어디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본인만이 알 수 있는 영역들이 분명히 존재하기 때문에 단번에 알아듣었다.
“무슨 말인지 알아요.”
라는 대답을 남기고 오기만 남았다. ‘반드시 보여줘야지!’ 다짐하며 잠을 줄여서라도 열심히 해보겠다는 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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